【 라꾸르1912 】 마포구 염리동


망한 음식점들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으니, 화끈하게 밀어붙여보자. 공덕역에서 대흥 쪽으로 올라가다보면, 경의선 철길 옆쪽으로 한옥집이 한 채 있다. 실내 분위기도 아늑하고, 베트남 현지 요리사분이 들어와 음식을 만들어 주셔서 굉장히 이국적이었다. 특히 쌀국수는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닝닝한 국물을 내놨다. 외국인이 한우곰탕을 먹으면 아마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리라. 오묘한 맛이고 향신료가 조금 거슬리긴 하는데, 한번 즈음은 더 시도해보고 싶은, 기회를 주고싶은 음식이랄까. 문제는 한국화가 너무 급속하게 이뤄졌다는 것.



간간하니 자극적인 맛으로 변하고, 쌀국수도 범상해졌다. 이 식당을 지인에게 추천했다가 '이런말 하긴 좀 그렇지만 별로' 라는 이야기를 듣고 화들짝 놀라 찾아가보니, 과연. 이날 시킨 볶음밥에서 얼마간 군내 비슷한 것이 맴도는 것을 발견했다. 소량 들어간 해물은 질겼고, 밥 역시 별로였다. 이토록 축축한 한그릇이 '볶음밥' 이라니. 이제는 그만 올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초심을 잃지 않는 것 참 어렵다. 잃어버린 초심을 찾는 것은 더더욱 어렵고, 그 마음이 돌아올 때까지 내가 돈과 시간을 퍼부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저 안타까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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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개업 초에 서너번 가보고 애매해서 한동안 가지 않았는데, 이제 적당히 만드나 보네요.
      인테리어 발이 있으니 손님은 꾸준히 오나 봅니다.

    • 여기가 아마 가구 사업하시는 사장님이 차리신거라고 들었어요. 지인들도 많을테고, 분위기도 좋고, 현지 조리사들도 계속 쓰고 있으니 여러모로 컨텐츠는 넘쳐납니다. 앞으로도 잘 될 거라고 생각해요 :) 저는 안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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