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라진 나나우동에 관하여


한번에 여러개의 포스팅이 올라갔고, 그 중 <나나우동> 편에 짧지만 강렬한 댓글이 올라왔다. 이야기가 길어질것 같아 조금 생각하는 사이 댓글이 한번 바뀌었고, 바뀐 내용에도 불만과 억울함과 하소연의 기운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뿐만 아니라 두번째 댓글을 보니 '나나우동을 좋아하는 이' 정도가 아니라 주방에서 직접 일하셨던 사장님일 가능성도 있어보여서 더더욱 설명을 드려야겠다 싶었다. 현재 댓글을 지우시긴 했지만 유독 하소연하고 지우는 댓글이 많은 블로그인지라, 맘에 걸리는 건이 올라오면 캡쳐를 해놓는 습관이 있다. 



올라왔던 댓글의 내용이 저렇다. 지우셨으니 지나쳐도 되겠지만, 오해가 있다면 푸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구태여 몇글자 적는다. 일본에서 수학하셨다고 했으니 아마 더 잘 아실 것이다. 이치고 이치에. 일기일회. 일생 한번의 만남.  불행인지 다행인지 음식점과 손님의 관계가 그렇다. 거리가 가까워 자주 드나들면 모를까. 대개의 경우 음식점은 지나치다가 들어가거나 검색으로 찾아지는 우연한 한 번의 만남이다. 특히나 여정 중의 방문은 긍정지수가 올라가는데, 기억이란 인상파그림 같은 것이라 돌이켜보면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나우동> 은 그렇지 않았다. 못 만드는 집은 아니다. 평택 지역 사람들이 쉬이 접할만한 우동도 아니다. 수원으로 올라가 <우동일번가> 정도에 가야 만날 수 있는 면이다. 하지만 분명히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그러므로 느낀대로 적었다. 통렬하게 비판했느냐? 아니다. 최대한 부드러운 어조로 썼다. '풀리지 않은 면발' 이라고 쓴 것은 정말 그렇게 '단단한 상태의 면발' 로 씹혔기 때문이다. 물론 사장님 입장에서는 필자가 단순히 <나나우동> 을 깎아내리는 '퓨전 우동에 길들여진 입맛' 을 가진 사람으로 보였을 수 있다.


퓨전 우동이란 무엇인가. 정통 우동은 또 뭐고? 나는 친척들이 일본에 살았던 통에 꽤 어린 시절부터 일본을 다녔다. 일본에서 일본사람이 발로 밟아 새끼손가락 두께로 잘라 만드는 자가제면 우동을 맛보면서 자랐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에선 그런 면 보기가 어려워서, 우동 먹을땐 일부러 소공동 백화점에 입접한 일식집을 찾아갔다. 물론 그때도 모양을 흉내낸 정도의 면발이었다. 한국에서 사누끼 우동이라고 할만한 것은 그 후로 10년 정도가 흘러서야 맛봤다. 분당 <야마다야> 를 필두로 우동집들이 번성했다.



요새는 말마따나 복잡한 재료를 뒤섞기도 한다. 그게 사장님이 생각하시는 퓨전 우동일 수 있겠다. 하지만 본토인 일본에서도 마요네즈와 샐러드에 섞는 우동이 있는가 하면, 고마 소스에 비벼먹는 우동이 있고, 토마토 범벅한 우동도 있다. 이런 우동은 우동이 아닌가? 쯔유로 시작해서 쯔유로 끝나는 우동만이 정통인가? 나폴리 피자로 치면 마르게리따만 피자인가? 모두 우동이고, 모두 피자다. 나는 다양한 우동을 즐겨먹는다. 겨울 초입부터 먹기좋아지는 가께우동, 쯔유에 찍어먹는 자루우동, 텐카츠 섞는 붓가케 우동에 이르기까지.


보통은 차가운 우동을 좋아하는데, 면을 삶아낸 다음 냉수로 처리하면 가마우동과는 다른 쫄깃함이 깃들기 때문이다. 한국에 있는 일본식 우동을 맛볼때마다 아쉬운 것도 딱 그 지점이다. 말랑말랑하고 쫄깃쫄깃한 면을 찾기 어렵다는 것. 말랑거리면 쫄깃하기가 어렵고, 쫄깃하면 말랑하지 않고 툭 끊어지기 일쑤다. 둘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면은 더더욱 찾기 어렵다. 너무도 잘 아시겠지만 반죽은 밀가루의 양, 물의 종류, 수분율, 반죽의 숙성 등등으로부터 골고루 영향을 받는다. 미묘하고, 그래서 지역마다 변화무쌍하다.


제분한 밀가루와 소금, 물을 이겨 잘 섞는데, 손으로 국화빚기를 하든 족타로 하든 체중을 실어 하든, 꼼꼼히 이기는 것이 목표다. 댓글에서는 하루에 3번이나 면 작업을 하셨댔는데, 일반적인 서울 가게들은 두번 정도 작업을 한다. 점심 장사, 저녁 장사에 맞추느라 그렇다. 번거롭다면 전날 미리 만들어 충분히 숙성시켜둔 것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팔고 끝내는게 편하다. 중간에  반죽을 추가하는 것은 번거롭고 바쁘다. 손님이 원한다고 다 그렇게 해줄 필요도 없다. 맛있으면 손님은 또 찾아오니까. 아쉬운 쪽이 다시 오기 마련이니까.



처음에 양을 적게 반죽하신건지, 아침/점심/저녁으로 부러 나누어 하신건진 모르겠다. 후자라면 더욱더 의문인 것이, 좋은 우동 반죽은 숙성을 거쳐야하므로, 패스트푸드처럼 바로 반죽해 바로 만들어 먹는게 외려 마이너스다. 분초를 다툴만큼 신선도에 영향을 받는 것도 아닌데, 왜 3번씩 만드셨을까. 여하튼간, 우동면은 반죽도 어렵지만 썰어내는 것이 좀 더 어렵고, 잘 삶는 것이 최고로 어렵다. <나나우동> 을 떠올려보자면, 자르는 것과 삶는 것에선 모두 준수한 수준이었다. 야마토 제면기를 써야 만날법한 일정한 두께에, 삶기였다.


그럼에도 면이 단단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서울에서 난다긴다 하는 우동집조차 일본에 있는 유명 체인점 우동의 쫄깃함을 따라잡기가 어렵다. <나나우동> 면은 어느정도의 탄력은 갖추었지만, 말랑말랑하지는 못했다. 씹히긴 하는데 툭 끊어진단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필 얼음을 넣어주니 놀랄 수밖에. '나름 시원하게 하려는 배려' 인데 그걸 몰랐느냐는 원망섞인 대목은 다소 황당한 소리다. 충분히 말랑거리는 면발에 그랬으면 모르겠는데, 내가 받은 면은 상온에서 좀 더 풀어져야 쫄깃해질까말까 하는 경도였다. 


더 나은 대안을 쓰는 다른 우동집을 보자. 면발 그릇에 얼음을 직접 넣어주지 않는다. 갈아낸 얼음을 그릇 맨 아래에 넣고, 채반을 둔 다음 그 위에 우동면을 올려 시원한 기운이 올라오도록 한다. 이렇게 대책없이 큰 얼음은 면발을 단단하게 만들 뿐 아니라 맞닿아 있는 부분만 차갑게 만들어 전체적으로 들쑥날쑥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그럴 수 있다. 하지만 한국처럼 냉방시설 잘 갖추어진 곳에선 구태여 필요없는 행위다. 그런데도 사장님 마음을 몰라주냐고 한다면 뭐라 할 말이 없다. 배려인건 나도 안다.



다음은 쯔유다. 기꼬망에선 잘 나지않는 가쯔오부시 향이 폴폴 더해진 쯔유였고 그보다도 덴쯔유가 좋아서 분명히 그렇게 적었다. 정확히는 조선간장에 식초 조금 털어넣은 맛으로, 단맛 신만 짠맛이 어우러져 폭발적인 감칠맛을 안겨주었으며 몹시 조화로웠다. 별달리 잘 튀겨내지 못한 새우튀김을 집어들면서, 튀김장이 그렇게 맛있으리라는 예상을 하지 못하였기에 더더욱 감탄했다. 그런데 우리 쯔유는 5시간 끓여낸다는 점만 강조하고, 덴쯔유 이야기 한것만 섭섭해 하셨다. 배운대로, 정통대로, 식초를 안 쓴다고 손사래를 치셨다.


음식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고,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면 개선해야한다. 예전에 외교부 차관을 지내신 분이 개업한 우동가게에 갔었다. 일본 본점과 똑같은 밀가루, 기계를 쓰고, 물 섞는 양까지도 같으니 맛있을거라 호언장담하더라. 맛, 없었다. 일본은 다습한 나라다. 똑같이 수치만 베낄게 아니라, 우리나라 기후에 맞게 조금씩 바꿔서 적용해야 한다. 조리법은 그저 글씨일 뿐이므로, 직접 먹어보고 더 맛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왜 그러질 못하고 정통이란 이름 뒤에 숨나. 식초는 나쁜게 아니다. 안 좋은 식초를 쓰는게 나쁜거지.


마지막으로 홍보와 비판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 나는 식품업계 종사자도 아니고, 돈받고 글 써주는 사람도 아니다. 돈 줄테니 제발 홍보해달라는 이야기도 듣는데, 거절한다. 돈 받으면 좋은 말만 써야 하니까, 내 자존심을 파는 것 같으니까. 몰라서 잘못 쓰는건 그럴 수 있지만, 알고도 그렇게 쓰는건 기만이니까. 구태여 홍보를 해야한다면, 굳이 현재 운영하지 않은 업장 포스팅에 갖다 붙였을까? 사는 손님 입장으로 늘 굳이 안 좋은걸 찾아 기록한다. 그래야 그 가게가 긴장하고 발전하니까. 단점을 드러내는 사람도 있어야 하니까.



본문에서 다른 가게를 언급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기준을 잡아주는거다. 우동가게를 한 곳만 방문한 사람은 해당 점포가 '우동 맛' 의 기준이 된다. 스무곳 서른곳 다녀본 사람은 다양하게 경험했으니 기준점도 달라진다. 'A가게 보다 B가게가 낫고, 거기는 쯔유가 저기는 면발이 괜찮고, 하지만 서비스는 어디가 제일 좋다' 이렇게 설명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가게를 빗대주면 이미 그 가게를 가본 사람들에게 새 업장을 어필할 수 있다. 'A우동집 엄청 맛있던데, B우동집이 비슷한 수준이라니 반드시 가봐야겠다.' 라는 식으로.


끝으로 손질이 필요해 비공개로 돌려두었던 우동집 포스팅을 한시 공개한다. '우동 먹어보고서' 라고 2015년에 썼던 글이라 내려두었었는데, 내가 다닌 집들이 나와있어 올려둔다. 이후에도 우동이라면 줄곧 먹어온 바, 여전히 '겐로쿠' 체인점은 싫어하고, 물건너온 '카마타게' 도 별로였고, '마루가메' 가 그나마 낫지만 쯔유와 국물에 실망한다. 현재 가장 좋아하는 곳은 합정의 '교다이야' 고, 예전에 언급했던 기계면발집 '니시키' 는 문을 닫았으며, 새로 오픈하는 영등포 구청의 우동집 하나를 기다리고 있다. 여전히 잘 먹으러 다닌다.


평택은 나한테 멀고 먼 곳이다. <나나우동>이 괜찮다며 소개해주신 분이 있었고, 그 분이 다시 말씀해주시기 전까지는 가게가 문을 닫은 줄도 몰랐다. 지나간 추억을 부랴부랴 끄집어 낸 것은 기록해둘만한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고, 글 읽는 분들은 별로 신경을 안 쓰시지만, 별 하나의 카테고리에 넣었다. 사장님 입장에서 아름다운 추억이 될 우동집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입방아를 찧어 아쉽지만, 이것은 내가 음식점을 갈무리하는 방식이다. 마음이 아프셨다면 심심한 유감을 표하며, 쾌유하시길 바란다. 언젠가 또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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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프로필사진 흘러가는 구름처럼

      2017.10.23 22:11 신고

      1. 튀김에. 제공되는. 소스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공장소스임. (환상적이라 느끼면. 제품명 알려줄수있음. 손님들이 문의하면. 알려드리고 보여드림) 붓가케에 제공되는 쯔유는. 우동육수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
      2숙성된 면이라도 한꺼번에 만들면 저녁때는 맛이 틀려지는 것을 경험과숙련으로 알수있음.(중요함) 계절따라 아침. 점심 저녁 기온과 습도가달라 면상태가 달라짐 일본서 자주접해봤다면 알수있음
      4 열거한 우동집은 방송이나 인터넷에 많이들 알고 있음(맛집이라는 곳은. 알려진곳도 좋지만. 새롭게 몇번에. 걸쳐 맛보고 업주에 철학까지는. 아니더라도 노력과. 성의는 생각하여야함
      5. 가르침을주신 분 말씀중. 영업하다보면 다양하게 맛에대해 얘기가 있을것이다. 그때마다. 매번. 바뀌면 이곳도 . 저것도 아니다.(첨에 우동을 배우고싶다 부탁 드렸을때. 자금력이 얼마나 되느냐 라는 물음에. 갸우뚱하는. 나에게. 사누키 우동과 흔들리지않는 맘으로 하려면 최소 1년 그래도 안될수 있는데. 할수있느냐. 재차 물어 보셨음. 중요함)
      6. 억울하지도 하소연도 아님. 우동만들어. 봤는지 보기는 했는지. 아님. 자세히 물어라고 봤는지...잘모르는 것 같아. 글쓴거임. 사람이 만드는데. 그날컨디션과 온도따라 틀려지는데. 마지막 컷팅전. 손으로. 진빠지게 누르고 다듬고 모양만드는데(15분이상 그래야 6인분장도 밖에. 안나옴)... 면작업 할땐. 집중. 또집중해도 순간적으로 두께차이나는데.... 또다시. 하게되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할거임. 장사가 되든 안되든. 자부심임
      7. 불로그에 맛나다고 글올려지면. 무진장. 부담스러움 더잘해야지 라는생각에.. 해서 동네에있는 바로바로 조리해주는 음식점이 최고일듯(맛나다고 시간과 돈을 써가며 다니느니)
      8.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정통고추장 된장. 다할줄아는것은. 아님. 일본사람이 정통 고추장 된장 장인에게 배워 맛나게하면. 정통이라하면. 모순이라 할까.. 다시 문열어도 안오기를. 바라며... 누구나 철학은 있음으로. 내. 입맛에 안맞으면 어쩔수없음을. 얄팍하게 한번 접하고 모든걸을 안다는듯 말하면... 음... 선택은. 본인 몫.

    • 1. 반갑습니다. 다시 오신 걸 보니 뭔가 찜찜하거나 맘에 걸리는게 있거나 혹은 할 말이 있으셨겠죠. 환영합니다. 긴 댓글을 쓴다는 것은 어쨌든간 성의이고 관심이고 표현이지요.

      2. 환상적이라 느낀것은 아니고, 감칠맛이 아주 뛰어나서 깜짝 놀랐습니다. 덴쯔유 참 맛있었습니다. 제가 먹을 당시에 이 집 간장 참 맛있다고 여자분께 말씀을 드렸더니 '저희는 직접 만들어요' 라고 해서 덴츠유도 자가 제조하신 줄 알았습니다. 제가 감칠맛을 선호하는 입맛임을 알았고, 나나우동이 시판용 덴츠유를 썼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네요. 좋은건지 나쁜건지.. 아울러 뒤에서도 얘기하겠지만, 그렇게 아침 저녁 기온과 습도가 달라 면 상태를 예민하게 체크햇을텐데, 왜 그런 단단한 면이 나왔을 것이며, 왜 얼음이랑 같이 나왔느냔 말입니다. 혹시 주인장께서 면을 좀 더 단단하게 만드실 생각으로 얼음을 넣으셨는데 제가 착각한 겁니까. 그리고 숙성은 업장마다 시간이 다른걸로 알고 있습니다. 짧게 네다섯시간 하는 집도 있고, 길게 하는 집도 있죠. 근데 이전 댓글에 '하루 반나절이나 되야' 면을 만드신대서, 그럼 숙성 시간이 36시간 이상인가 생각한 것입니다. 그럼 3회분씩 끊어서 하는 것이 굉장한 모순이 되니까요. 내일 저녁 날씨를 예측하고 오늘 만들어두는게 더 이상하니까.

      3. 열거한 우동집들은 맛집 프로에 나와서 좋아한게 아닙니다. 맛집 프로에 나오기 전부터 다닌 집들이 많고, 거꾸로 맛집 프로에서 제 글을 보고 베껴갑디다. 식당에 전화 걸어서 돈내면 출연시켜주겠다고 강요 식으로 밀어붙이는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인걸 알기에 믿지 않습니다. 음식점은 음식점일 뿐이고 찾아가서 먹어봤을 때 제 맛이지요. 말씀하신 것처럼 알려지지 않은, 맛집 프로에 안 나온 집들도 충분히 맛있지요. 하지만 반대로 맛집 프로에 나왔다고 전부다 사기고, 맛이 없는 집은 아닙니다. 개중에 진짜배기도 있습니다. 그런 집들까지 모두 싸잡아서 '맛집 프로에 나왔으니까 안돼' 라는 생각을 하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밖에 업주의 철학과 노력과 성의를 생각하여야 한다는 부분에는 동감합니다. 그리고 열거하셨던 우동집들에도 다들 자신만의 노력과 철학이 있으니, 그건 존중해주심이 좋겠습니다.

      4. 몇번에 걸쳐 맛을 본다는 부분은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왜냐면, 음식점을 찾아간다는 것은 돈을 쓰는 일입니다. 처음 갔는데 맛이 없었어요. 그럼 다음에 '자 오늘도 얼마나 맛이 없나 보러갈까' 하고 또 실패하러 갈 사람이 몇이나 있겠습니까. 그래서 앞선 글에 말씀드렸듯 아무리 좋은 가게라도 첫 만남이 중요합니다. 물론, 기회가 되어 또 다시 갔을 때 '와, 여기가 맛있었는게 그날만 이상했나봐' 라고 너그럽게 넘기는 일도 종종은 있겠습니다. 저는 실패하러 여러번 다니기도 해봤습니다. 이 집이 확실히 맛없다는걸 깨닫을려고 구태여 돈을
      써보는거죠. 근데 그런걸 십수번 반복하면서 깨달은게 있습니다. '맛 없는 집이 갑자기 맛있어지긴 어렵다' 는 겁니다. 우연한 이유로 단 하루, 맛 없는 순간에 어떤 손님이 먹었고, 그 집을 맛 없게 기억하게 됐다. 하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손님의 잘못도 업주의 잘못도 아닙니다. 그냥 불행이죠. 아마도 나나우동이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 글을 봤더라면, 다시 내려가봤을것 같습니다. 내가 그 때 잘못 맛 본 것인가? 그날만 이상했나? 다시 가보면 괜찮을까? 혹시 모르니 친구도 몇명 데려가자. 이렇게 생각하고 다시 가보겠죠.

      5. 주인장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동에 대한 진정성과 노력은 누구보다 지지 않는것 같은데, 꽉 막혀있다. 라는 생각요. 제 블로그 오셔서 하소연이나 억울함을 토로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으니, 저도 그저 악감정없이 느낀 대로 말하는 겁니다. 지난 번 글에서 '퓨전 우동에 길들여진 입맛' 이라는 말씀을 하셨죠. 퓨전 우동을 폄하하는 것처럼 읽히던데, 음식은 맛있으면 장땡인 겁니다.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음식이구나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정통 따지는 것은 미련한 짓이거든요. 퓨전 우동 위에 클래식 우동 있지 않습니다. 매번 바뀌어온 음식인데, 대체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간 지점을 정통으로 이야기하실 겁니까. 물론 본인이 생각하는 '정통' 에 매진하는 것은 말리지는 않습니다. 그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일일테니까요. 다만, 다른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두고 본인 생각대로
      폄하 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냉면에만 면스플레인이 있는 줄 알았는데 우동에도 면스플레인이 있어 놀랍습니다.

      6. 저는 우동을 만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만들어 보긴 했는데, 일본에서 먹는
      것처럼 맛이 없었고, 힘도 굉장히 들었습니다. 잘 만들었으면 제가 차렸겠죠 ㅎㅎ 평범하게 먹으러 다니는 사람이고, 자세히 물어보기는 합니다. 한국 책도 보고, 일본 책도 보고, 논문도 보고, 직접 우동 가게하는 분들과 이야기도 나눕니다. 그래도 주인장 보시기엔 얄팍하게 보일 것이고, 그 점에 대해서는 당연히 동의합니다. 책으로 배워봤자 직접 만드는 사람만 하겠습니까. 다만 제가 의아한 것은, 글로 배운 제 입맛에 뭔가 이상하더란 말입니다. 제가 쓴걸 축약하면 이렇죠. "쯔유, 보통 집들보다 괜찮음. 덴쯔유, 맛있고 내 취향임. 얼음, 면을 괴롭게 만들고 있음. 튀김, 맛없음. 면발, 말랑함이 부족함." 아니 그렇게 하루 3번씩 정성들여 면을 만드시는데, 단단한 면이 나오는 것도 이상하죠. 그날만 이상했을 수도 있고, 제 입맛만 이상했을 수도 있고. 우리가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함께 그 시간대로 거슬러 올라가 눈앞에서 똑같이 그 면발을 반쪽씩 나눠먹는게 아닌 이상에야 확인할 바는 없습니다만. 그렇게 음식에 대해 살뜰히 생각하시는 분이 얼음에 대한 부분은 일언 반구도 없으시고, 튀김 얘기도 없으시다는 겁니다. 정성을 다하는 건 권장할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잘 하는 것' 이 조금 더 중요합니다. 정성 가득한 음식이 늘 맛있지는 않으니까요. 제가 별로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 주인장 자부심을 걸고 '내 생각에는 괜찮다. 내 생각에는 좋은 튀김이고, 얼음도 그게 최선이었고, 면도 그게 최선이었다.' 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럼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논의가 불가한 부분이었던거죠. 주인장은 뭣하러 우동도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다른 사람 의견을 듣고, 입씨름을 하십니까. 스승님
      말씀이, 흔들리지 말라고 하셨다면서요. 근데 블로그에 글 올려지고 하는 것에 뭘 부담스러워하고 일희일비하고 신경을 쓰십니까. 주인장은 그저 뚜벅뚜벅 본인이 생각하는 지향점대로 우동을 만들어 가면 되는 일입니다. 개선을 하시든 안 하시든 그거야 본인 선택이지만, 절대 안하신다고 하셨으니..

      7. 아울러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정통 고추장된장 다할줄 아는 것은 아님. 일본 사람이 정통 고추장 된장 장인에게 배워 맛나게 하면, 정통이라하면 모순이라 할까.' 라는 부분을 해석 못하겠습니다. 그대로 풀자면 '일본 사람이라고 정통 우동 다할줄 아는 것은 아님. 한국 사람이 일본사람에게 배워 맛나게 하면, 정통이라하면 모순이랄까.' 겠네요. 근데 그럼 본인이 한국사람이라서 정통성을 못 지닌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쓰신건가요? 아니면 본인 우동이 정통 우동은 아니다, 라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제가 묻습니다. 정통 사누끼 우동은 무엇입니까? 정통은 어디까지를 정통이라고 거슬러 올라갑니까. 우동이 사료에 최초로 등장하는 시점의 형태를 정통으로 생각하십니까? 정통이란건 유교사상에, 세습과 족벌과 문파를 나누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입니다. 이 세상에 정통이 어딨습니까. 우동이 그래봤자 굵은 국수죠? 최초의 우동이 간장 나오기 전에 생겨나서 그냥 밀가루 떡처럼 씹어먹었다고 하면, 그게 우동의 정통이라고 말씀하실겁니까? 스승님이 와서 '이건 정통이 아니다' 라고 말씀하시면 반성하고 고치실 건가요? 본인이 멋지게 만들어낸 우동에 정통이란 쓸데없는 개념 덧붙이지 마세요. 나나우동은 그냥 주인장이 만든 우동일 뿐입니다. 자기 자신이 브랜드가 되면 되지 뭐하러 그렇게 정통에 목을 매답니까.

      8. 다시 문 열기를 바란다고 쓴 것은 가보고 싶고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잘못 먹었는지 잘 먹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시 먹었을 때 맛있어졌으면 나아졌다, 고 쓸 것이고, 여전히 별로면 별로라고 쓸 겁니다. 주인장은 제게 얄팍하게 한번 접하고 모든 것을 안다는 듯 말한다고 하셨죠. 그러는 주인장께서는, 주인장이기에 본인 가게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고 지금같아서는 절대 손님의 시각으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9. 댓글이 길었지요. 마무리 입니다. 음식점 장사는 어렵습니다. 우동집은 열심히 하고 인건비를 줄이면, 본인 몸이 힘든대신 이문은 좀 남는다고들 합니다. 근데 그것도 비싸게 주는 우동집들이나 그렇지 나나우동 같은 가격대로 하면, 제아무리 평택 땅이래도 월세 내는 것이 부담스러울것 같습니다. 모든 음식점이 정성으로 사람을 먹이는 일에 대해 이야기합니다만, 근본적으로는 장사입니다. 정말 먹이는 일에 기쁨을 느끼면 왜 돈을 받습니까. 장사니까, 일단 살아남아야 합니다. 고생한 만큼, 자부심이 있는 만큼 음식값을 높여 받아야 하고, 쉴 때는 쉬어가면서 일을 해야, 오래 갑니다. 음식점 처음 열면, 다들 좋은 음식 만듭니다. 조미료도 좀 덜 넣고 재료도 구할 수 있는 최상으로 넣고. 근데 그러다가 몇개월 지나면 현실과 타협하거나, 쫄딱 망하거나 둘 중 하나의 길을 걷습니다. 주인장은 자부심도 가지고 계시고, 앞으로도 줄곧 그대로 하시겠다고 확언하셨지요. 그럼 이왕지사 오래가길
      바랍니다. 살아남아야 더 많은 사람한테 좋은 맛을 널리 보여줄 수 있죠. 쉬는 김에 푹 쉬어가며 건강 챙기시고, 좋은 날들 지내시면서 또 가게 차려주세요. 말씀드렸듯이 평택에선 괜찮은 가게였으니, 사라진걸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을 테니까요. 저 같은 사람도 있겠지만 아닌 사람도 있을거니까 그 분들 편이 되어서 맛있는 우동 많이 만드세요. 손님들을 일일이 골라 받는식으로 운영할게 아니라면 언젠가 찾아가겠습니다.

    • 프로필사진 흘러가는 구름처럼

      2017.10.24 02:13 신고

      얼음이 문제인가요? 본인기호에 맞게 배려하는데요... 어느음식점을 가던 맛나면. 맛나네. 또가야지 하는 생각이 없이 글을 쓰기위한 보이기 위한 글이라 생각되네요. 순수성이 없는 글인데요. 누가 보고서를 아님 와줘서 평가해주길 바랬나요? 열심히 배운대로 했고 공들이고 노력했는데 깊이가있는데 매니아중 어린친구들도 있네요 꼭 붓가케와. 기본우동시키는 학생도있고요. 시판 소스가 환상적이라고 하니. 제대로 알고 글을 써야되는거 아닌가요. 튀김도 어느유명하고 맛난 집에서만 샀는지 모르겠지만 튀김 반죽도. 10분지나면 바로버리는데 새로바로 바로 주문과 동시에 튀겨 제공하는데..간혹 손님들이 미리 튀겨놓고 하시지요 하는데 흔들지마세요. 합니다 평택에선 괞찮은 우동이라.. 그럼 가게에 방문해주신 맛나다고 엄지척하신 일본에서 오래사시고 자주 출장다니시던 또 일본사람들 입맛은 뭔가요.. 전직 뭐하던 사람이. 뭐가 중요하죠!! 소공동이 어디있는지 놀라요 지금 내앞에있는 입안에 있는 그대로를 느껴야지요. 입맛엔 맞지않을지 몰라도 원칙은 지켜야지요 왜 흔드는지 이유를 알수없네요. 왜 그자리에서 당당하게 면이 맘에 안든다고 말하지못하고.. 세마디 손가락 세치혀로.. 비겁하다 생각은 안드는지..." 늘 오시던 손님이. 오늘은 면이 좀 풀어졌네요 좀 쎄네요 하면. 열번이라도 사과드리겠지만.. 주기적으로. 블로그 작업해준다는 전화도 받는데. 그정도 되면 문닫아지요. 사양했지만....지금은 고인되신 가르침을 주신 분. 우동을 배운것 보다는 인생을 배웠지요
      어떻게 오셨는데(수많은 음식점이 있는데 도 우리집에 오셨는데) 어렵게 오셨는데... 이말씀을 자주하셨는데.. 금방 삶아불과2~3분 밖에 안된(보통 15분까지는 써도 되는데) 면을. 버리는 이유를 여쭈어보니. 이렇게 답변주셨지요. 댓글 할 생각도 안들지만 좀 초라해보여 글쓰네요. 참 다시 시작함 골라받을고요. 안내문도 써야지요. 블로그 올리려면 사양해요 라고요
      그정도는 해도 되지않나요.~ 시판소스가. 환상적이라고 하는 글쓴이에게

    • 이래서 닫혀있는 분이라고 말씀드린 겁니다. “내 우동은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는데, 출장 자주 다니는 분들도 맛있다고 그랬어. 근데 시판소스가 맛있다고 하는 너따위 입맛은 인정못해.” 이런 결론이군요. 시일이 흘러 정리가 된 글로도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당시에 실제로 말씀드렸으면 쫓겨났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모든 순간의 이집 우동에 대해 말한게 아니었죠. 항상 전제하는게 그날에 무슨 일이 있을 수도 있었다고, 다만 한번 가봤을때 이런 점이 별로로 느껴졌다고, 다시 가보면 달라질 수도 있다고 했지요. 근데 주인분은 어떻게 반응하셨나요. 본인 가게 우동이 최고고 그것에 반대되는 사람은 저열한 입맛을 가진 것처럼 말씀하셨죠. . 어려도 우동매니아는 어떤걸 시킨다는 둥 퓨전우동 길들여진 건 어떻다는 둥. 손님마다 수준 차이가 있으면 그걸 배려해주고 가르쳐줘야지 깎아내리고 서열화하는 태도가 가장 맘에 걸립니다.

      보통의 평범한 손님이 과연 그대의 식당에 가서 감히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가케나 냉우동을 시키지 않으면, 저열한 입맛이라고 주인이 업신여길텐데요. 단골에게서 받는 찬사에만 도취되지 마시고, 우동을 잘 알든 모르든 모든 손님을 소중히 여기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겠다는, 그런 마음 가짐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새로 읽어주신 댓글을 보며 참 놀랐고, 사람 잘못봤다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혹시 몰라 다시한번 주인분의 음식을 먹어보고 오류가 있다면 바로 잡으려고 했던 마음을 접습니다. 좋은 우동인데 그대 같은 사람이 만드는게 참 유감입니다. 안녕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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