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의 거대한 산 (The Mountain Between Us , 2017)

하필 산 꼭대기에 추락했는데, 스키같은거 만들어서 내려가면 안되나 그런 생각도 해봄 (..)


산악스릴러나 하이재킹 관련 영화를 굉장히 좋아한다. 주인공들을 보면서 같은 상황에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어떻게 행동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이의 거대한 산> 은 제목만 들어서는 별달리 재난영화처럼 생각되지 않았지만, 시놉시스를 찾아보니 거대한 산맥 속에 추락한 두 남녀의 생존기를 다루는지라 덜컥 볼 마음이 생겼다. 환자의 급한 수술을 위해, 결혼식을 위해 각각 목적지로 향하던 벤과 알렉스. 뜻밖에 본인들의 비행기가 결항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작은 경비행기를 빌리기로 합심한다.


사실 얼라이브 버전도 생각했었음. 잡아먹히지 않아서 다행이다 개야.


문제는 그들이 탄 비행기 조종사가 심장마비를 일으켜, 유인타 산맥 한 가운데에 불시착 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벤과 알렉스, 그리고 강아지는 멀쩡하게 살아남았지만, 혹한의 겨울산 속에서 생존확률은 희박해져만 간다. 성격 급한 알렉스는 골절상에도 불구하고 부득이 산을 내려가겠다 말하고, 만류하는 벤과 의견충돌을 겪지만 결국 합심하여 산을 빠져나가기로 결정. 여러가지 고초를 겪으며 민가가 있는 곳까지 내려온다. <디 엣지> 같은 영화 보면서도 든 생각이지만, 외국 산은 우리나라처럼 며칠 내려온다고 해결될 규모가 아니다.


둘다 눈빛이 깊은 배우들이라, 마지막의 복합적인 감정들을 비교적 성숙하게 소화해낸 듯.


더욱 두려운 점은 민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 솔직히 저 둘이 하다못해 데리고 다니던 개를 잡아먹으면 어쩌나 마음 졸이며 보기도 했다. 분노와 갈등으로 반목하던 사이도, 어느새 '생존' 이라는 목표에 집중되다보니 일심동체처럼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관계로 발전한다. 그리고 우연히 발견한 폐가에서 하룻밤을 보낸 다음, 극적으로 생환한 두 사람. 보통의 재난 영화라면 여기서 끝나겠지만, 이 영화는 특이하게 로맨스를 더한다.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하면서, 둘 사이에 쌓인 신뢰와 지지의 더께를 사랑을 둔갑시킨 것이다.



일상생활로 돌아갔으면서도 서로를 떠올리던 둘은 결국 다시 연락을 하고, 사랑을 확인하며 영화가 끝난다. 개인적으로 PTSD 를 함께 나누는 것이 '연대' 와 '공감' 의 감정이 될지 '연애' 의 감정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생각하기에, 저런 감정이 들 수는 있겠지만 다소간 억지스러운 설정 같아서 뒤숭숭한 기분이 되었다. 원래 캐스팅은 마이클 패스벤더와 마고 로비였다는데, 이드리스 엘바 & 케이트 윈슬렛 조합이 훨씬 괜찮다는 생각. 모쪼록 케이트 윈슬렛이 <타이타닉> 에 묻히지 않고 꾸준히 걸어나가는 배우가 되어줘서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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